파크먼트 연희 <1hours>展 Program
파크먼트 연희 개관을 맞아 진행한 561스튜디오의 인물 필름 사진전
하루 24시간, 1440분, 86400초. 오늘 하루 누군가는 첫 월급을 받고, 누군가는 프로포즈를 하고, 군 제대를 하고, 환갑 잔치를 하기도 하며, 사랑을 시작하기도, 슬픈 이별을 하기도 하는 지금 이 1시간.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하지 않고, 소중하지 않는 하루는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흘러버리는 이 순간을 우리는 어떻게 ‘잘’ 기록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우리들만의 대답으로, 파크먼트 연희는 2023년 여름 첫 개관을 맞아 다양한 인물들의 시절을 사진을 통해 기록해온 전시 561STUDIO의 <1hours>를 개최하였습니다. 전시는 하루하루의 날씨처럼 변해가는 우리들의 시절을 오래된 중형 필름카메라 한 대를 매개로 작업해 온 작가 안재규의 시선이 담긴 4년 간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필름 포트레이트 사진 약 170여점의 작품을 통해 평범한 이야기들의 역사성을 소개합니다.
‘역사(歷史, History)’는 무언가가 변해온 과정이나 결과물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단어 그대로의 뜻을 풀어쓴다면 변천의 과정 또는 그 기록,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그리고 자연 현상이 변하여 남겨온 자취(歷)를 다가올 시대에 남기는 것(史)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우리들의 취향과 언어, 눈빛, 생각, 호흡들도 한 시대에 남겨질 유물이자 우리들 개인 또한 하나의 자연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대단히 큰 것만이 역사가 되는 걸까요. 작가 안재규는 그 반대의 지점에 주목합니다. 필름카메라 속 상을 통해 맺히고 수집된 뒤 흩어져 각자의 자리에 머물던 것들이 다시 이곳, 공원 같은 광장에서 하나의 전시를 통해 모이게 되는 일련의 과정은 지나간 개인의 역사들의 집합이자 충돌이며, 새로운 하나의 역사가 시작되는 헤리티지의 시작점입니다.
총 네 개의 챕터 “GAZE”, “TIME”, “FOR”, “OURS”로 나뉘어 전개되는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사진 속 인물들과 작가가 함께 만든 이야기와 기록들이 담긴 한 권의 수필집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인공 가공이나 조명 없이, 오로지 자연광만을 사용해 그 날의 날씨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인물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한 사람의 ‘날씨’와 같은 사진을 남겨 왔습니다. 전시는 아이, 어른, 청년, 노년층, 반려동물 등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존재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특별하고 화려한 날이 아닌 그저 그런 ‘보통날’들의 모습이 담긴 기록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들 모두가 내면 어딘가에 자리한 시절에 관한 기억과 감정을 추억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저 한편에 묻어두었던 그리움에 말을 걸어볼 수 있기를, 또 지금도 부단히 흐르고 있는 익숙한 일상의 순간의 특별한 가치를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When 2023.7.29 - 2023.9.24
Where N:NEWS 연희
With 561STUDIO